잊어버릴 수 없다. 자꾸 떠오른다...


[렛츠리뷰] 검은 빛


※어쩌다보니 사진은 못찍고 걍 올려버림(...)


책 슬럼프를 극복하고 제일 먼저 보기 시작한 책.
세번째 렛츠리뷰 당첨작이다.

저번 렛츠리뷰로 받아 읽었던 책인 폐쇄병동이 꽤 따스한 이야기를 그렸던 반면...
이번에 받은 이 검은 빛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질척한 이야기이다. 마치 늪에 빠져 있는 것 같은...
옮긴이의 말이나, 책의 광고 문구를 보면 폭력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문구에 속아서 거대한 폭력에 맞서는 가슴 찡한 스토리 기대하고 이 책을 사려는 사람들을 말려주고 싶은 그런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폭력은 우선 자연재해라는, 인간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폭력에서 시작한다.
물론 작중 어떤 인물이 어렸을 때 부터 겪는 가정폭력도 있지만... 그 자연재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은 그 폭력에 영향을 그대로 받은 채 타인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주게끔 변한다.

이 작품 내에서는 정말 다양한 폭력이 등장한다.
자연재해 같은 재해적 폭력에서 가정폭력, 협박, 강간 같은 육체적 폭력, 그리고 폭력인지 어떤지도 사람에 따라 다를 정신적 폭력까지. 그 폭력 속에 찌들어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보자면 정말 기분이 한없이 질척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 질척함은 작품이 나아가면서 해소되기는 커녕, 오히려 결말에까지 와서는 더할 수 없이 커져서 읽는 내내 기분을 무겁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보여준다.

그러한 질척함이 이 책의 특징이고, 매력이라 할 수 있다는 점이 참으로 아이러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러한 질척함에 휘둘려 책을 덮어버리거나 기분나빠지지 않는다면 이 책은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방향에서는 매우 훌륭하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납득할 수 없는 점 같은 것은 없고, 마치 우리 주위에 한 명쯤은 있을 것 같은 인간군상들이 얽혀나가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소설이라지만, 이렇게 정말 있을 것 같은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은 또 오랜만. 굉장히 사실적이고, 그래서 그 질척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버렸다.

사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겪는 폭력 역시 주변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폭력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 역시 이해의 범주에 속한다. 그러기에는 캐릭터들이 어딘가 한 군데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은 있긴 하지만, 이 세상에 어딘가 한 군데라도 일반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따위는 없으니까.

이야기적으로는 상당히 훌륭하다. 작가가 의도하려는 바도 굉장히 잘 전달되었고, 그 의도가 녹아들어간 이야기 자체도 굉장히 흥미롭다. 작가가 전달하려는 의도, 그 질척하면서도 뒷맛 씁쓸한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아마 이 책은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로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없다면... 중간에 책을 덮거나, 나처럼 잘 구성된 이야기를 다 읽고도 씁쓸해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말해두지만, 해피엔딩이나 깔끔한 이야기, 밝은 빛이 더 좋은 사람은 읽기 전에 생각해보자. 이 질척한 검은 빛을 끝까지 볼 수 있을지. 굉장히 기분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질척하고 어둡고, 추악한 실제 모습 같은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한 번 꼭 봐두자.

이건 근거없는 편협한 생각이긴 하지만,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할 사람들 중에는 아마 이런 질척함을 자신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부정하고 싶어하기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처럼 말이지.

.
.
P.S: 어째 대세는 남동생 얀데레?(...)

렛츠리뷰

by 농어 | 2009/10/24 19:20 | 그것은 좋은 것이다 | 트랙백 | 덧글(7) |
트랙백 주소 : http://omegabass.egloos.com/tb/426185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09/10/24 21:10
흠. 대세는 브라더컴플렉스인가여.-ㅅ-
Commented by 농어 at 2009/10/26 10:02
그것도 형에게 매달리는 남동생(...)
Commented by 로아르나 at 2009/10/24 21:30
역시 대세는 남동생이지.<-응?
Commented by 농어 at 2009/10/26 10:02
인정하고 싶지 않은 대세로다(...)
Commented by 집이그리워 at 2009/10/26 21:49
남동생에게 그런것따위 없는 현신입니...
Commented by 농어 at 2009/10/27 13:10
진정 판타지죠
Commented by 체리우드 at 2009/10/29 17:04
얀데레라고 하니 팍하고 감이 옵니다.^^
이 책을 보며 '등장인물들이 너무 어두워.'라고 중얼거리면서도 끝까지 읽었습니다. 책을 손에서 떼어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더군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noto style 다음 페이지 >>
카테고리
주인이라는 인간
OmegaBass
정 명기
농어군

왜 농어인지는 이곳 참조

복학이 얼마 안 남았다.
기대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 중...

이메일, MSN:

네이트온:

Mabinogi
하프 서버

사이버트 & 하그나스

사이버트- 국사무쌍 길드
하그나스- 길드 없음

이글루링크
Peace of Mind
아비게일의 맛있는 작은 집
잘 살아보세
자하육림
Five O'Clock World
로무의 각종 잡설..?
케라케라 빔 - +ㅁ+ in..
일단은 무제
BLAST☆KiRiGi ─ Hear..
Draw Your Mind
【波ㆍ亂ㆍ萬ㆍ場】別館 ..
◈MayStorm의 Bravo M..
Clockwork Orange H..
백금기사의 舊 연구소
탓건후의 오피스텔 -GG..
여름
Kimmario's Blog 2012
언제나, 어디서나, 언..
Diehard Showcase
검은 바다 : for the gothi..
Invariable : Blaze L..
츠메카린 이야기
탁상의 먹고 사는 이야기.
▶글 쓰는 곰 이야기 - 이..
백수십년 갓재현 UC NEX..
나무피리의 하얀사과빛 ..
지구마을 불꽃사파리
Yurui's World in egloos
Little Princess
과학요새연구소
인생, 이제부터 시작이다!
9개 붉은 꼬리를 찾는 ..
지조자의 아브에 의한 ..
《몽환비밀실험실》
『SARA☆'s Adventur..
명랑쾌활순정 ~ 이글루..
Zero K.
ONLY ONE CRASH
티라노레인져의 망상필드
야구...좋아하세요?
/∇\ 아키라의 뻘짓세상..
사악청년 행인5의 휴게실.
점군월드
세궁이의 궁상 Corporat..
The Lair of bonedra..
空しい空の空
SPADE
ClassicNova's club..
영원한 겨울
[蘭忍]EARTH EATER
Grendel's Holic
냐우루르의 shade and..
무한의 삽질
만화상가 萬話想家
[嵐忍] NO GOOD NEW..
시나브로 한 걸음씩.
High enough!
.........
역설의 제 12 우주
아기고양이 네코쨩의 왱..
초심자용 에린 입문서
Sing Yesterday for me
승냥이의 둥지
Hell군과 Heaven냥의..
'돌아오지 않는 숲'
내 속엔 나보다 니가 더 ..
生存確認
양을 쫓는 모험
J.J HOLIC!
초코사줘.
無彩色日記 ~筆墨誤落~
...
Rozencruntz - MAPAL
부활! 일격신수!
always with me
제군, 나는 츤데레가 좋다!
완원종의 하루살이 터전
YOU KNOW WHAT?
비 내리는 날의 커피 한 잔
집에게 벌어지는 그럴듯..
1월군의 행복한 날
그냥 블로그
외계인들의 얼음집
로맨틱한 발상은 무지개..
ⓧ 룸's룸
Rumbling Tumbling R..
바라의 놀이터
원추리문에 들어서서
어스의 작은 암자
우글우글 비명의 해우소
ベイエリア 55
1월군의 마비노기 with ..
☆★ 류토피아 ★☆ Ryu..
심심한 세상, 그중 한 곳.
roarna의 사회 적응기
ⓧ별이 머무는 땅
푸른 하늘에 흐르는 밤
진지하지 못한 콜드의 ..
ROCK의 활자중독- 진..
녹두장군의 식도락
Erica&Caitsith
Unsolved
M-5's archive
Messiah. Damned O..
Though lovers be lost..
정신줄 바짝 잡고 있는 ..
오덕도 사랑을 해야 사..
Sing Yesterday for me..
최근 등록된 덧글
묵념...
by 집이그리워 at 22:06
안 돼 ㅠㅠㅠㅠㅠㅠㅠㅠ..
by 키뮤 at 19:37
한번이나마 저를 그곳에..
by 원추리 at 18:42
없어진지 꽤 된 듯 하더..
by 바닐라푸딩 at 13:17
고자라니~ 포모누키가 ..
by 어스 at 11:15
...........어딘지..
by 로아르나 at 09:25
아 아 아 아 아아아아아..
by 츤제달 at 08:24
아 아 아 아 아아아아아..
by ⓧA셀 at 06:49
맛집 하나가 이렇게 또 ..
by 미뉴엘 at 00:52
.....얼마 안된 사이에..
by 탓건후 at 12/20
최근 등록된 트랙백
은행 하니 생각나는 것
by Iryss In 雜種工房 「Hy..
지정 문답 『이야기』
by ⓧ별이 머무는 땅
지정 문답 -NPC-
by Diehard Showcase
지정문답 - 에로
by 1월군의 행복한 날
지정문답 두번쨰
by 여자들은 다 공주병이야
이글루 파인더
rss

skin by OmegaB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