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요리사이다. 요리사라고 해도 자신의 식당을 가지지 못한, 어느 식당에서 월급 받으며 일하는 요리사이다. 그런데 어느 날, 점주가 와서 저 손님에게 이러저러한 요리를 만들어달라고 한다. 아주 까탈스러운 손님이라고, 특히 신경써서 만들어달라고 강조를 한다. 요구사항도 정말 많다. 무슨 재료가 좋다느니, 이건 빼달라느니, 이건 넣지 말라느니 등등.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하고 싶지 않은 손님이지만 어쩌겠는가. 당신은 월급쟁이이고 월급을 받는 한 시키는 일은 해야하니까 당신은 그래도 열심히 요리를 만들었다. 기왕 하다보니 어디 저 까탈스러운 손님 한 번 입 벌어지게 만들어보자는 승부욕까지 붙어서 당신 인생에 몇 없을 역작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든 요리를 당당하게 가지고 갔는데 요리를 스윽 보더니 손님이 하는 말.
"이건 뭐야?"
라며 요리 안에 들어간 조그마한 재료를 가리킨다. 거기에 당신은 요리를 만들 때 숨김맛을 내기 위해 넣은 재료라고 설명했다. 그 설명을 들은 손님은 요리에서 눈을 돌리며 말한다.
"나 이 재료 생긴게 별로 마음에 안 들어. 빼고 다시 만들어."
그 손님은 맛을 보지도 않고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고 그 재료가 식욕을 떨어뜨릴만큼 혐오스러웠냐면 그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은 그 손님이 말하기 전까지는 그 재료의 존재도 알지 못했다. 잘 만든 요리 속에 섞여있던 그냥 먹음직스러운 요리의 일부였을 뿐이다. 당황한 당신은 손님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다시 설명한다. 그러나 손님은 당신의 설명은 채 듣지도 않고 시끄러우니 다시 만들라고 소리칠 뿐이다. 점주는 당황해서 손님에게 굽신굽신 사과를 하고 당신에게 당장 가서 다시 만들어오라고 호통을 친다. 그렇게 당신은 지금 주방에 들어와있다. 당신은 이제부터 저 손님을 위해 요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 . ...아마 당신이 느낀 기분과, 지금 내가 느끼는 기분은 똑같을 것이다.
|